연설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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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1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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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당부서 처장실
- 담당자 이민규
법제처·한국비교공법학회 공동학술대회 -주제 : 동아시아에 있어서 법치주의의 현황과 과제- 일시 : 2010. 6. 18.(금) 장소 : 영남대 경북테크노파크 주최 : 법제처·한국비교공법학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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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법치주의와 법제개선 현황 및 방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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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6.18.(금)
법제처장
이 석 연
Ⅰ |
| 인사 말씀 |
존경하는 한국비교공법학회 회장 류시조 교수님, 영남대 이효수 총장님,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동아시아 각국의 석학과 한국비교공법학회 회원 여러분!
"동아시아에 있어서 법치주의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논하는 특별한 계기에 "한국의 법치주의와 법제개선 현황 및 방향"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전세계적 위기에 함께 대응해 나가기 위해 어떻게 법치주의를 공고화하고 동아시아 법제교류를 활성화할 것인가를 논해 볼 수 있는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간 저는 헌법재판소 출범 직후인 1989년부터 1994년까지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근무하였고, 2008년 3월 법제처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14년 동안 변호사로서 헌법소송을 전담하면서 우리 헌법에 규정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 행복추구권,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질서, 적법절차를 핵심으로 하는 법치주의를 어떻게 하면 생활 속에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 왔습니다.
현재는 정부입법을 총괄하고 있는 법제처장으로 재직하면서 법령심사, 법령해석, 국민불편법령개폐사업, 알기쉬운법령정비사업 등을 통하여 헌법정신과 가치가 반영된 국민 중심의 법제와 법률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기에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Ⅱ |
| 대한민국 법제도 발전의 역사와 특징 |
(1) 법제도는 정치·사회·경제상황을 반영하는 거울과 같은 존재입니다. 대한민국의 법제도 또한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사회 전반에 걸친 발전 속도와 같이 생성되고 발전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은 시장경제질서의 틀을 제공하고, 경제주체들의 자유로운 시장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각종 법제도의 구축을 통하여 이루어져 왔습니다.
시민사회에 기초한 민주주의 역시 환경 관련 법제, 소비자보호법제, 사회복지법제의 정비 등을 통해 경제성장의 결실을 사회적으로 공유함으로써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제 대한민국은 적극적인 법제도의 형성을 통한 국내적 경제문제 극복과 시민사회에 기초한 민주주의 발전의 경험을 전세계적으로 공유하면서 범지구적 협력관계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 특히 2010년 1월 13일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하여 저탄소 녹색성장에 필요한 기반을 조성하고,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이 제정되어 4월 14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녹색성장(Green Growth) 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각종 법제도의 개발을 통하여 새로운 경제발전모델을 전세계와 같이 구축하기 위한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저는 인류의 공동유산인 환경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보다 확실히 이루어 나가기 위해서는 헌법적 차원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직접 다루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 국민의 행복추구권의 실현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저탄소 녹색성장 관련 규정을 헌법에 명문화하고, 인류의 공동자산인 환경과 세계 경제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국제적 협력을 명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Ⅲ |
| 헌법정신과 한국의 법치주의 |
(1) 대한민국 헌법은 정치사회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자유시장경제질서의 두 축을 기본이념으로 하고 법치주의 내지 적법절차를 그 수단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헌법이 이러한 기본이념과 수단에 의해서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질서는 국민 개개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의 구현 및 행복추구권의 보장입니다.
한국 법치주의의 현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법치주의의 실현수단으로 인식되는 헌법재판의 활성화입니다.
1987년 헌법개정으로 헌법재판소가 설립되고 그 관장사항으로 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정당해산심판, 권한쟁의심판, 헌법소원심판의 5개 유형의 헌법재판이 도입되었습니다.
이후 20여 년간 18,900여 건(2010년 4월말 현재)이 넘는 헌법재판사건이 청구되고 이중 900여 건이 위헌결정(헌법불합치 및 한정위헌, 한정합헌 등의 변형결정 포함) 및 인용결정 됨으로써 국민의 의식 속에 헌법재판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면서 헌법규범의 생활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헌법재판은 헌법의 적(敵)으로부터 헌법의 규범적 효력을 지켜 헌법이 수렴한 공감적 가치에 입각한 사회통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 현행헌법이 개정된 후 23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 사회가 많은 변화를 겪었으며 헌법규범과 헌법현실 간에도 간극이 발생하게 됨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 개헌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헌법개정 문제는 기본적 인권의 보장을 강화하고, 헌법의 최고규범성을 공고하게 하는 차원에서, 또한 우리 사회의 망국적 병폐인 지역갈등과 이념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헌법개정권력의 주체인 국민의 입장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전제에서 개헌 논의는 국민 중심의 개헌,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신장하는 개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국민통합의 개헌, 모든 국민이 더 나은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국민 축제의 장으로서의 개헌이 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Ⅳ |
| 한국정부의 법제개혁 성과 및 방향 |
(1) 한편, 법치주의의 실현을 위해 법제처는 정부입법의 총괄·조정기관으로서 법제 관련 전문 능력과 중립성·독립성을 기반으로 법과 제도가 헌법에 부합되게 만들어지고 운영되도록 법령개폐작업의 중심에 나서고 있습니다.
법제처에서는 일반 국민이나 기업 등 법령 수요자가 실제 현장에서 불편을 느끼고 있는 사항을 중심으로 개선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2008년 3월 법제처에 ‘국민불편법령 개폐센터’를 개설했습니다. 또한, 5월에는 각계의 폭넓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정부입법 자문위원회’를 발족시켜 각 부처에서 소극적이거나 파급효과가 큰 법령개정 사항을 중심으로 활기차고 현실적인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법제처는 새로운 법령개폐 추진체계를 구축한 후 모든 법령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왔으며, 특히 국민의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거나 기업 및 영업활동에 부담을 주는 사항으로서 파급효과와 체감도가 높은 과제를 우선 개폐대상과제로 선정하였습니다.
국민불편법령개폐센터가 문을 연 후 접수된 3,900여 건의 개선의견을 검토하여 우선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 357건의 개폐대상 과제를 선정, 이 중 187건의 법령(자전거 이용자에게 교통법규 위반 시 부과되던 운전면허벌점 폐지, 음식점 등 서민 생계형 영업자에 대한 범칙금 부과 폐지 등)은 정비 완료되었거나 정부개정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이고, 71건(운전면허 취득절차 개선, 세무조사기간 법령화 등)은 입법이 추진 중에 있습니다.
(2) 금년 들어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과 서민들의 경제활동에 관련된 조세 경감, 행정비용 감면 등의 법령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민불편법령 개폐의 방향을 사회의 취약계층, 즉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등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대폭 전환하고 있습니다.
한편, 사회적 비용을 줄여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하기 좋은 법령 환경 조성을 위해, 영업 정지·취소나 과징금과 같이 법령마다 있는 모든 행정제재 규정의 종합적인 합리화 방안을 마련해서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 보고하고 600여 건의 법령을 법제처 주도로 하여 각 부처와 함께 정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년에는 서민과 중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과태료와 과징금제도의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여 정비를 완료할 계획입니다.
즉, 올해(2010년) 말까지 과태료와 벌금을 중복 부과하는 10개 법률(17개 위반행위)과 과태료와 영업정지를 중복 부과하는 39개 법률(106개 위반행위)을 정비하여 과태료와 벌금 또는 영업정지 중 하나만 부과하도록 하고, 12개 법률에 따른 휴폐업신고에 대한 과태료를 폐지하며, 과태료나 과징금을 환급하는 경우에 환급이자를 지급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3) 앞으로도 법제처는 한국정부의 모든 행정과 정책에 헌법의 기본 정신을 구현하고 실용과 헌법정신이 조화되는 방향으로 법치행정·법제개혁을 추진할 것입니다.
모든 법령을 제로베이스(Zero-Base)에서 검토하여 헌법상 비례원칙에 따라 필요 최소한도로 그 존치여부를 결정하고, 헌법 제119조의 경제질서 기본이념에서 정한대로 꼭 필요한 만큼만 기본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규정할 것입니다.
아울러 인·허가 제도는 궁극적으로 국민과 기업에 대한 불신과 행정편의를 전제로 한 현행의 사전적 규제방식인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의 포지티브 방식에서, 가급적 자유롭게 기업을 영위하거나 영업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후적으로 문제되는 사항만을 금지·규제하는 "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의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법제처는 이와 같은 인·허가 제도의 전면 개편과 함께 신고·등록제도의 개선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함께 추진하고 있고, 조만간에 그 성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저는 "사회적 약자의 눈물과 한숨을 담아내지 못하는 법은 제대로 된 법이 아니라는(William Douglas)" 신념으로 국민의 웃음과 감탄을 자아내고, 진정으로 국민이 행복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Ⅴ |
| 법령정보제공 선진화와 법제교류 활성화 |
(1) 법제처는 기존의 법령에 대한 법제개혁뿐만 아니라 법령의 실질적 수요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법령정보 제공을 위하여 법령정보선진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법령정보를 총괄·관리하는 기관으로서 국민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법령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행정 및 법제도의 공개성, 투명성을 확보하고 선진 법제도 구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를 통해 대한민국의 모든 현행·연혁법령은 물론, 판례, 행정규칙,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규칙 등 약 25만 건의 국가법령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옴니아폰과 아이폰 등의 스마트폰을 통한 국가법령정보서비스를 개시하였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법제처가 제공하는 법령정보서비스를 세계적인 모델로 발전시켜 한국의 법령정보관리시스템을 공유하기 원하는 국가에 대해 교류·협력을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경제발전과 법제발전을 함께 이룩한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앞선 법률선진화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지원하여 한국의 법문화를 수출하고, 법률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2) 이를 위해 우리의 경제발전 단계별 법제발전사례를 정리하여 개발도상국과 지속적으로 법제교류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우즈베키스탄과는 법령정보시스템 개선을 지원하기로 2009년 10월 29일 협약을 체결한 바 있고, 중국 법제판공실과는 2002년부터 법제 교류 및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례교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5년부터 일본 내각법제국과 법제교류를 실시하여 2010년 4월에도 방문, 한국-일본 간 경제협력 관계 발전을 위한 법제개선 방안 및 교류협력 확대 방안에 대하여 논의하였습니다.
2010년 3월에는 베트남 법무부 및 총리실과 홍콩 법무부를 방문하여 한국 법령의 영문화사업 및 영문법령정보 데이터베이스(DB)화 등 법령정보 자료를 공유하기로 하고, 법제처와 위 양국의 법무부 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에 관하여 논의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금년 6월 말에는 몽골 법무내무부를 방문하여 우리의 법제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양국간 법제 분야 협력 및 교류 확대방안에 관하여 논의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동아시아 각국과의 법제교류를 활발히 지속할 계획입니다.
Ⅵ |
| 맺음 말씀 |
저는 이번 국제학술대회가 동아시아의 전통적 법체계를 되돌아보고 법치주의의 현 좌표를 점검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색해 보는 귀중한 소통의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각국의 법제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동아시아 간 법제협력을 보다 확대시키는 자리가 될 것을 기원합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신 모든 분께 유익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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