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경제를 좀먹는 지하경제
- 구분올림픽교실(저자 :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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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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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442
국민경제를 좀먹는 지하경제
미국에서는 적어도 캐나다정부의 경제규모와 맞먹는 규모의 지하경제가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전 미국 국세청의 조사로 판명됐다. 지난 76년의 시점에서 미국의 신고되지 않은 소득은 적게 잡아서 1천2억달러, 크게 잡으면 1천3백49억달러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영국경제의 지하에 숨어있는 또하나의 숨은 경제규모는 79년 현재 1백20억파운드로 영국 국내총생산의 7.5%에 해당한다. 세금을 물릴 수만 있다면 이 부문에서 거둘 수 있는 세금의 규모는 35억파운드가 되며 영국이 자랑하는 북해유전의 석유에서 걷는 세수(稅收)와 맞먹는다.
지하경제-. 정상적인 경제행위, 즉 백일하에서 당당히 부(富)를 만들어내고 있는 경제활동과 반대되는 말이다. 결국 지하경제란 세제(稅制) 및 각종 규제로부터 도피한 보고되지 않는 경제행위를 말한다. 물론 지하경제는 국민총생산 등 각종 경제의 통계에도 들어있지 않다.
외국의 경우 지하경제라 함은 도둑질, 마약, 공갈, 매춘, 도박등 불법행위가 주류를 이룬다.
우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당국의 과세로부터 도피하고 건전하게 쓰이지 않는 지하경제에 상당한 돈이 있다.
사채시장에서 쓰이는 돈은 돈을 빌려 주고 받고 하는 과정에서 특정의 이익, 즉 이자가 발생한다. 그러나 사채를 빌려주고 이자를 받았다고 해서 이를 세무서에 신고하고 소득세를 받아주십시오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말하자면 부가가치를 생산했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탈세고 범법행위가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채규모가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 않다. 대략 추정은 1조원에서 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당한 경제활동이 아니면서 소득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암달러시장이 있다. 서울 남대문근처와 명동에서 쉽게 발견되는 암달러상들의 소득은 세무 당국에 잡히지 않는다.
지하경제의 규모가 커지면 국가전체의 경제가 건실하게 발전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보자. 현재 우리나라의 통화관리지표로 삼는 총통화의 규모는 22조원으로 되어 있다. 이 22조원이 현재의 경제발달상황이나 규모에 맞는가 그렇지 않는가에 따라 한국은행에서 돈을 풀 것인지 아니면 거둬들일 것인지를 결정한다.
그런데 이 총통화에 잡히지 않는 지하경제의 규모가 커져 버리면 언제나 한국은행은 잘못된 수치를 보고 돈을 풀 것인지 거둬들일 것인지를 결정하는 꼴이 된다.
요즘은 대부분의 가정이 한 개 이상의 예금통장을 가지고 있고 돈을 빌리거나 쓰는 때도 은행을 통해 하는 수가 많아졌다. 그러나 사채시장이나 암달러상같은 지하경제는 현금을 더 좋아하게 마련이다.
일본의 전수상이 비행기수입과 관련해 뇌물을 받았다 해서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다.
유죄니 무죄니 하는 문제를 제쳐 놓고 본다면 흥미를 끄는 것은 간단히 호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수표를 건네지 않고 현금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이다. 문제가 된 5억엔을 현금으로 주고받으려면 라면박스 몇 개는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돈이 정당하게 주고 받는 경제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하경제는 현금을 더 좋아한다.
최근에 문제가 됐던 향락산업의 경우를 들어보자. 이들 술집에서는 크레디트 카드를 잘 받지 않는다. 차라리 외상을 원한다. 물론 이런 술집에서 술을 사들일 때도 속이게 마련이다. 그래야만 매출액을 속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명이 이런 호화술집에 들어가서 50만원어치 술을 먹고 팁을 20만원 현금으로 주었다면, 이 돈의 대부분은 세무서의 세금추적에 걸려들지 않는다. 크레디트 카드를 취급하지 않으려는 것도 세금추적을 받지 않으려는 계산 때문이다.
사채시장이나 암달러상, 고급술집에서 세금추적에 걸리지 않고 크는 지하경제의 돈들은 경제정책 수립이나 통화관리만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사회문제를 일으킨다.
한동안 문제가 되었던 부동산투기가 그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사채시장에서 혹은 세금의 추적을 피해 불법으로 마련된 돈들이 부동산투기에 쏟아지면서 국민경제 전체를 병들게 했던 것이다.
또한 그늘속의 지하경제는 그 운영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거짓과 속임수가 게재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국민정신을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지만 외국의 경우는 시중에 도는 현금의 대부분이 지하경제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현금으로 거래해야만 뒷탈을 남기지 않는 것이 지하경제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점차 현금보다 크레디트 같은 현금 외의 것으로 지불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8백만 전체 가구에 2천4백만개의 예금통장이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통계이고 보면 이는 틀린 말이 아니다.
모든 돈은 정당하게 움직여야 한다. 은행을 중심으로 모든 돈을 움직이는 관행이 쌓일수록 지하경제의 설 땅은 좁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