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업무일반
- 구분법제실무강좌(저자 : 조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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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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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4,508
법제업무일반
조 정 찬
Ⅰ. 강좌를 시작하면서
Ⅱ. 법제업무일반
1. 법의 본질과 기능
2. 법령의 형식과 법령의 위계체계
가. 법령의 형식
(1) 헌 법
(2) 법 률
(3) 명 령
(4) 행정규칙
(5) 국제조약 및 국제법규
(6) 자치법규
Ⅰ. 강좌를 시작하면서
-법령입안심사기준의 필요성과 기능-
우리는 수많은 법령을 접하고 있으며 거의 매일 법령의 제정·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법치국가로서 법에 의한 통치가 헌법해석상 기본이념이라는 점과 국가목표 내지 행정시책을 객관화시키고 안정성이 있도록 하기 위하여서는 이를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법령은 만들어지는 것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고 하겠으나 법령의 취지대로 집행되고 준수되는 문제가 더욱 중요하다.
법령의 제정·개정을 담당하는 자(또는 그 담당기관)와 제정·개정된 법령의 집행을 담당하는 자(또는 그 담당기관)가 서로 다르고(물론 일부 하위법령의 경우 법령의 입안자가 그 집행을 총괄하는 경우도 있으나 입법후 계속하여 그 직위에서만 근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집행업무의 총괄기능도 담당자가 달라지게 된다) 특히 법령의 수규자(受規者)인 일반 국민들은 입법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입법자는 그 입법의도가 집행담당자 내지 수규자에게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하는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입법자의 입법의도는 그 전달수단인 법문(法文)에 의하여 나타나게 되는데 입법의도의 정확한 전달을 위하여서는 법문을 작성함에 있어서 어떤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 강좌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게 될 사항은 바로 이와 같은 입법자의 입법의도를 법문에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법령입안 심사기준이 될 것이다.
법령입안심사기준은 법령이 일정한 요건 내지 형식에 따라 표현됨으로써 법령다운 모양을 갖추어야 하고, 또한 수많은 법령 상호간에 일관된 체계를 갖추어야 하며 법령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의 구사 내지 문장 구성에 유의하여야 하는등 자구체계 내지 입법형식에 관한 입법기술적 고려에 충실하여야 하고, 더 나아가 법령에 담고 있는 내용이 법령으로 정하기에 적합한 사항이어야 하며 집행가능하고 정책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법실질에 관한 사항도 어느 정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법령입안심사기준은 법령안입안을 담당하는 각 부처 주무과 실무공무원과 법무담당관, 법령안의 심사를 담당하는 법제처·국회상임위원회(특히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직원들에게는 필수적인 업무 수행도구가 된다.
법령입안심사기준은 입법단계에서만 의미를 갖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법령의 집행을 담당하는 수많은 일선 공무원들에게도 입법자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참고자료가 되고 더 나아가 법원의 재판에서 법령을 해석(특히 문리해석)하고 입법자의 의도를 확인하는데 준거문서가 될 수 있도록 객관성과 타당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실제에 있어서 대부분의 법령안은 정부 각 부처 주무과에서 성안되지만(의원제안의 경우도 여당안은 당정협의를 통하여 정부부처의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게 된다)일부 야당제안 법안이라든지 학계나 관련 단체·협회등에서 성안한 법령안을 보면 입법기술적으로 미흡한 점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고 이 때문에 정책의도를 정확하게 나타내지 못하거나 심지어 입법과정에서 갈등을 빚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 밖에 법령입안심사기준은 법령외에도 조례·규칙 등 자치법규와 훈령·예규 등 행정규칙, 주식회사 또는 각종 공공단체의 정관, 노동조합규약, 단체협약, 사규 등 취업규칙, 보통계약약관, 동창회등 친목단체의 회칙에 이르기까지 조문형식을 띤 규범적 성격의 문서에 대하여서도 성안 및 해석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따라서 법령입안심사기준은 법조계·학계는 물론 경영일선과 관련단체 및 개인에게까지 널리 보급되고 일반적인 승인을 얻을 필요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법과대학교과과정에 입법학에 관한 배려가 거의 없고 특히 실무에 응용할 수 있는 지식을 교습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입법학은 법학개론 내지 법철학적인 문제에서부터 시작하여 정책학·행정학·정치학 등 인접 학문분야의 도움은 물론 헌법·행정법·형법·민법 등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입법절차와 법령안의 입안·심사 및 집행을 위한 해석에 이르는 문제를 다루는 학문분야가 될 것이다.
그러나 당장 입법학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법령입안심사기준이 갖는 중요성은 상당히 크다고 본다.
그런데 현재 정부에서 사용하는 법령입안심사기준으로는 1979년에 제정되고 그후 조금씩 보완된 것을 1987년에 다시 발간한 것을 들 수 있는데 국판 140페이지 정도의 빈약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밖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법령입안심사기준과 거의 비슷한 내용의 지침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고, 시·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를 조례·규칙의 입안·심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변형시켜 책자로 발간·사용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대륙법계 국가는 물론 영·미에서도 입법학 내지 입법실무가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우리와 가장 유사한 입법체계를 갖고 있는 일본에서는 내각 법제국을 중심으로 『법령심사사무제요』라는 입안심사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1976년에 간행된 제1집은 375면으로서 그 차례는 제1 예규편, 제2 주요선례편, 제3용자·용어편, 제4 국회논의편, 제5 사무처리요령편으로 되어 있다.
그 다음해인 1977년에 간행된 제2집은 총 886면으로서 그 차례는 제1 대국회관 계, 제2 영업·사람의 자격관계, 제3 행정지도관계, 제4 행정계획관계, 제5 행정강제관계, 제6 출입검사관계, 제7 청문관계, 제8 배상·손실보상관계, 제9 행정쟁송관계, 제10 행정조직관계, 제11 공무원관계, 제12 특수법인·인가법인관계, 제13 지정검사기관등 관계, 제14 민간법인관계, 제15 협동조합등 관계, 제16 사회보장관계, 제17 경찰관계, 제18 재정회계관계, 제19 조세관계, 제20 지방공공단체관계, 제21 위임관계, 제22 경과조치관계, 제23 벌칙관계, 제24 특정한 용어관계, 제25 기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우리 법령입안심사기준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방대한 분량이며 그 수록 내용은 입법기술적인 기준과 실제 규정례 내지 입법모델로 이루어져 있다. 일본의 법령과 우리 법령이 완전히 같은 체제와 형식아래 놓여 있는 것은 아니나 일본법령이 우리 법령에 가장 유사하고 심지어는 그 내용도 일본의 사례를 모범으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본의 『법령심사사무제요』는 우리 법령의 입안심사에 많은 참고가 될 것으로 본다.
그 밖에 최근 한국법제연구원에서 기관지인 『법제연구』('93년 하반기 간행)에 소개한 오스트리아 입안심사기준 소개라든지 그 전신인 법령편찬보급회에서 번역·발간한 『법령작성의 상식』등 입법기술에 관한 단편적 소개가 이루어지고 법제처 기관지인 『법제』지에도 미국의 입법기술을 중심으로 상당한 자료를 게재하는 등 입법기술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이 법제실무강좌는 법령입안심사 기준에 비중을 두고 여러 법제관들이 교대로 엮어가고자 하는데 여기에서는 입법학의 기초지식으로서 법령의 종류와 상호관계 등 법학일반에 관한 내용중 입법실무와 관련을 맺는 내용, 입법절차·법제사무처리요령등 업무처리지침에 관한 사항, 법령용어와 조문배열등 입법기술적 사항외에 풍부한 입법사례를 소개하면서 바람직한 입법모형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강좌만으로 입안심사에 완벽을 기할 수는 없는 것이며, 유능한 입법자가 되기 위하여서는 실정법의 입안심사에 오랫동안 종사하면서 쌓은 실무경험, 실정법의 집행 및 해석업무를 통하여 찾아낸 입법적 미비점을 법제에 반영하는 feedback 기능에 대한 관심 그리고 관련법령 및 유사법령에 관한 해박한 지식(여기에 관하여는 나이 지긋한 어떤 선배 법제관으로부터 들었던 『내 취미는 법령집 읽기요, 나에게 특기가 있다면 남보다 많이, 빨리 법령집을 외우는 것』이라는 말을 소개하고 싶다)과 외국 입법례 및 그 입법배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외국제도를 마구잡이로 도입하거나 외국법령을 무분별하게 베끼는 것. 그나마 일부만 들여오거나 맞지도 않는 입법형식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등 무모한 일을 삼가야 할 것이다)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입법사무 내지 법제업무에 관심을 가진 많은 분들이 이 강좌를 읽고 비판과 성원을 보내주기를 기대한다.
Ⅱ. 법제업무일반
1. 법의 본질과 기능
법이란 무엇인가. 법의 본질은 법철학상의 기본문제로서 여기에서 자세히 논의할 생각은 없다. 이 강좌와 관련하여 요약하여 설명하면 법은 국가등의 권력을 배경으로 하여 어떤 일을 하여야 할 것 또는 하여서는 안되는 것을 정하여 사람들에게 그 준수를 강제하고 만약 어떤 사람이 그 강제를 따르지 아니할 경우 형벌 기타의 불이익을 부과한다는 데 그 본질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국가 기타의 공공단체의 공권력을 배경으로 하여 사람에게 이것을 지키고 이것에 따라서 행동할 것을 강요하는 것이 법의 속성이며 따라서 법도 규범의 일종이나 강제력의 정도에 있어서 최상위에 있는 규범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법 내지 법령은 모두가 그 위반 또는 불준수에 대하여 형벌 기타의 불이익으로 대처하는 이른바 강행규정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훈시규정, 임의규정 내지 준칙 등이라고 하여 공무원 또는 일반 국민에게 그 행동목표의 기준을 정하는데 지나지 않는 것도 있다(특히 임의규정은 私法상 당사자간의 특약이 없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보충적 효력밖에 없다).
최근에 와서는 행정법의 영역, 특히 그 중에서도 경제행위를 규율하는 분야에서는 육성법·진흥법·장려법·촉진법 등의 제명을 갖는 이른바 조장법규가 대거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규제법·단속법등의 제명을 갖는 전통적인 경찰법규 내지 단속법규에 비교할 때 강제력의 측면에서 법규성이 부족하거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특정인에게 이익을 주어 특정한 행위를 하도록 유도·권장하는 조장법규에 있어서는 그 이익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예컨대 보조금의 경우 재원조달방법) 그 이익을 받지 못하는 사람과의 형평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가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어쨋든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법의 본질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의 본질은 강요성, 즉 사람이 거기에 따를 것을 요구하는데 있으며 이점에서 도덕규범이나 종교적인 계율 또는 회사나 조합의 내부규약과 구별된다.
이와 같은 점에서 볼 때 법령을 입안함에 있어서는 그 성질상 법령으로 규율하는데 적합한 것을 대상으로 하여야 한다. 도덕률이나 종교상의 계율 내지 회사·조합등의 규약에 맡겨도 좋은 사안 또는 반드시 그런 규범에 맡겨야 할 사안을 법령에 규정하여서는 안되며, 또 정치적으로 해결하여야 할 사안, 정책의 일반방침에 해당하는 사안, 행정조치나 예산조치 만으로 시행할 수 있는 사안을 법령에 포함시켜서도 안된다. 즉 법의 본질인 강요성을 잘 이해하여 적절한 내용만을 법령화 하여야 할 것이다.
여기에 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세상에는 장려 내지 촉진하여야 할 유익하고 좋은 것도 많고 반대로 제한 내지 금지하여야 할 유해하고 나쁜것도 많다. 그러나 이와같이 유익하거나 유해한 것, 좋거나 나쁜일 모두를 법령의 내용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 승하차시 줄을 서야 하는 것, 국경일에 국기를 게양하는 것 등은 국가사회의 구성원에게 당연한 준수사항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이러한 사안은 법령으로서 강제하는 것보다 도덕이나 상식에 맡겨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
또한 도덕이나 종교상의 계율등에 맡겨야 할 사안은 아니지만 강제성을 전혀 내포하지 아니하거나 법령의 내용으로 하기에 적합하지 아니한 사안도 있다. 예컨대 국민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산업을 육성 내지 자원하기 위하여 융자의 편의를 도모하여 줄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융자를 국가 또는 금융기관의 의무로 규정하는 것을 몰라도(민간 금융기관에게는 그러한 의무를 지우는 것 자체가 가능한지 의문이다)『국가는 융자를 알선하는데 노력하여야 한다』라는 식의 강제성이 없는 내용을 법령에 규정하는 것은 적당하지 못한 것이다(그러나 입법실무에 있어서 그와 같은 노력의무규정이 자주 눈에 띠는데 그 이유를 생각하여 본다면 노력의무규정이라도 있어야 그것을 근거로 업무를 만들어 필요한 인원과 기구를 획득하고 재무부의 통제하여 있는 금융기관을 상대로 다른 부처에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거나 회유 또는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하는 등 대개의 경우 노력의무규정 그 자체로 유용한 기능을 발휘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일정한 사업의 시행에 있어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그 비용의 일부를 확정적으로 분담하고 보조한다면 몰라도 『예산의 범위안에서 5분의1이내를 보조할 수 있다』라는 식의 표현의 예산조치에만 맡겨도 될 일을 굳이 법령에 표시한 것으로서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도로·하수도의 정비등 특정사업에 관한 5개년계획의 수립·시행의 경우처럼 행정기관의 행정조치 내지 의사결정만으로 가능한 것도 그것이 정치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면 법령에 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법령 중에는 조문수를 늘리는데 주된 목적이 있는 것으로 오해될 만큼 프로그램적 방침규정 내지 단순한 정부의 희망에 지나지 않는 내용까지를 포함시킨 사례가 많은데 이는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한 현상이라고 본다. 그리고 예산당국과의 예산투쟁 또는 감사기관의 감사에 대비하여 위에서와 같이 예산배정근거조항 내지 업무실적 과시용 조항을 만들어 내는 것은 행정형태중 고쳐져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서 법령과 정책 상호간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법의 기능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일반적으로 법령과 정책은 서로 다른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으나, 법령이라고 하는 것은 정책을 담는 그릇에 불과한 것일 뿐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그속에 담겨 있는 내용 즉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정책을 수립하면, 이를 예산의 형태로 담아 둘 수도 있고, 법령·조례·규칙 등 넓은 의미에서의 법령의 형태로 담아 둘 수도 있다.
법령과 정책의 관계는 위헌법률심사나 위헌명령심사 제도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어떤 법령이 위헌이라고 할 때 대개의 경우는 법령이라는 그릇이 잘못 만들어져 있는가 하는 것(국회가 아닌 기관이 법률을 제정한 경우 또는 날치기 통과등의 경우와 같이 절차상의 잘못과 관련하여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거의 문제되지 않고 있다)이라기 보다는 법령에 담긴 정책이 헌법상의 기준에 맞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정책을 담을 그릇을 잘못 선택한 경우 즉 법률에 규정하여야 할 내용을 대통령령이나 그보다 하위의 법령에 규정한 경우 등 그릇 자체가 문제되는 경우도 생기게 되는데 이처럼 법령의 형식에 관한 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렇게 보면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주로 법령에 담긴 정책의 내용이지만, 법령이라고 하는 그릇 역시 그에 못지 않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법령이라는 그릇 그 자체의 중요성은 법령이 정책의 수단으로서 어떠한 역할을 하며 그 기능의 한계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법령은 정책수단의 하나가 된다. 어떤 정책목표의 달성을 위하여 국민의 자유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밖에 다면 법률이라는 수단을 이용하지 않고는 그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헌법에서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하려면 반드시 법률에 근거하여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헌법 제37조제2항등) 법률에 의하지 않고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게 되면 이러한 공권력의 행사는 위헌적인 것이 되며, 현행 제도상으로는 헌법소원(憲法訴願)등에 의하여 그 효력이 부정되게 된다.
또한 법의 본질에 관한 설명으로 되돌아가 보면 어떤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반드시 법령이라는 수단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도 예산 등 다른 정책수단을 보완하기 위하여 법령이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 정책의 수립을 위하여 필요한 실태조사는 공무원이 직접 하거나 아니면 예산에 의한 용역사업으로 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인력이 부족하거나 예산형편이 여의치 못한 경우에는 실태조사를 하는 대신 국민이 스스로 일정 사항을 보고하도록 의무를 부과하여야 하는데 이를 위하여는 법령(법률)조치가 필요하게 된다. 또한, 경찰인력이 부족하여 범법자를 완전무결하게 단속할 수 없을 때에는 범죄행위의 예방을 심리적인 강제를 통하여 달성하기 위하여 처벌법규를 강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정책을 입안할 때에는 그 수단으로서 반드시 법령이 이용되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와 어떤 형식의 법령이 선택되어야 하는가 하는 법형식에 따른 한계에 대하여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현실사회에서는 법령의 내용이 되는 정책을 다루는 사람은 법령이라는 제도에 관하여 전혀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고, 법제도를 다루는 사람은 거기에 담아야 하는 정책의 내용에 관하여 전혀 문외한일 수가 있다. 따라서, 정책을 법령으로 표현하는 작업에 있어서는 언제나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과 법제도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서로 협력하여야만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협력을 용이하게 효율적으로 하기 위하여는 비록 전문가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정책을 다루는 사람은 법령이라는 그릇에 관하여, 그리고 법령을 다루는 사람은 법령의 내용이 되는 정책에 관하여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
이와 같이 서로 어느 정도의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필수적인 것이지만, 그 역할분담을 분명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책입안 담당자와 법제업무담당자는 마치 산모와 조산원의 관계와 같다. 아기를 낳는 것은 산모이지 조산원은 아니다. 법제업무 담당자는 정책의 내용을 분명히 이해하고, 정책상의 문제점을 법적인 측면에서 상세히 분석하여 정책입안담당자에게 새로운 대안의 탐색을 촉구하고 합당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조력하는 자세를 견지하여야 한다.
2. 법령의 형식과 법령의 위계체계
가. 법령의 형식
법령의 형식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법령은 성문법(成文法)과 불문법(不文法)으로 크게 나누어지고 성문법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다양한 형식으로 세분되고 있다.
현재 성문법의 형식으로서는 헌법에 규정된 것으로서 법률, 대통령긴급명령, 대통령긴급재정·경제명령, 대통령령, 총리령과 부령, 국회규칙, 대법원규칙,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헌법재판소규칙, 국제조약과 국제법규 및 자치법규(조례·규칙)가 있으며 법률에 규정된 것으로 감사원규칙(감사원법), 노동위원회규칙(노동위원회법)등이 있다.
불문법으로서는 관습법·판례법·조리(條理)등을 인정하고 있다.
(1) 헌법
헌법은 국가의 권력구조와 국민의 권리·의무를 규정한 것으로 국가의 최고법원(法源)이 된다.
헌법은 그 자체가 제정·개정될 경우 헌법의 입안·심사라는 문제도 생기지만 대개의 경우 헌법을 둘러싼 법제실무상의 문제는 하위법규의 헌법 적합성 여부 내지 하위법규의 입안·심사시 준거틀로서의 헌법에 대한 지식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법제실무상 헌법은 입법대상이라기 보다는 해석대상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헌법은 법과 정치가 교차하는 영역에 놓여 있으며 슈미트의 표현을 빌리면 헌법제정권자의 근본결단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헌법의 해석에 있어서는 순수한 법리적 측면의 해석도 중요하지만 헌법이 담고 있는 역사성·정치성·이념성 역시 무시되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헌법은 법률·대통령령등 모든 형식의 법령에 대하여 규율대상과 상호간의 관계, 입법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이 예정하고 있는 법령의 위계체계 내지 소관사항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코 법제실무에 들어설 수 없는 것이다.
(2) 법률
국회입법의 원칙(헌법 제40조)에 의하여 성문의 법규범은 원칙적으로 법률의 형식으로 정립되며, 헌법 다음으로 중요한 법원(法源)이 된다.
현행 법률은 살펴보면, 법률의 명칭을 부여하는 방법에는 "○○법"이라고 하는 방식과 "○○에관한법률"이라고 하는 방식이 있어 "법"과 "법률"의 두가지 종류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효력면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3) 명령
명령이라 함은 행정권에 의하여 정립되는 법규법(조약과 자치법규는 제외됨)을 총칭한다. 이에는 대통령긴급명령, 대통령긴급재정·경제명령,대통령령, 총리령과 부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감사원규칙이었다. 그리고 명령 이외에 행정권에 기하지 아니하고 정립되는 국회법칙과 대법원규칙 및 헌법재판소규칙이 있다. 여기에서 대통령긴급명령과 긴급재정·경제명령은 모두 법률적 효력을 갖지만 그 발동요건이 서로 다르게 규정되어 있다. 실제에 있어 재정·경제에 관한 것도 긴급명령의 형식으로 발령한 예가 있다(8·3조치등). 그리고 최근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긴급재정경제명령은 법령의 제명에서 긴급재정경제명령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으며 공포번호등 긴급재정경제명령 제16호라고 하였으나 종전에는 긴급재정경제명령의 형식으로 발령된 일이 없어 일련번호에 『16』을 사용한 것은 긴급재정경제명령이 긴급명령과 혼동되어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밖에 헌법에 대통령긴급재정·경제처분이 규정되어 있으나 이는 법규가 아니다. 그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은 그 성질에 따라 효력이 다른 두가지가 있는 바, 선거사무등에 관한 규칙은 헌법에서 『법령의 범위안에서』제정하도록 하여 총리령이나 부령보다 하위에 있으며(실제로는 총리령·부령과 같은 효력), 최근의 개헌에서 신설된 내부규율에 관한 규칙은 『법률에 저촉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제정하도록 하여 대통령령과 같은 효력을 갖도록 하였는바, 이와같은 입법태도는 대법원규칙·헌법재판소규칙 등 타 헌법기관의 경우와 비교하여 볼 때 형평을 잃고 있다.
그 밖에 노동위원회법 등에서는 노동위원회 등에 규칙제정권을 부여하고 방송법과 한국은행법 등에서는 방송위원회와 금융통화운영위원회 등에 대하여서도 규칙제정권을 부여하고 있는 바, 노동위원회는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그 규칙은 형식상으로는 행정규칙에 해당하나 효력면에서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법규성을 띠고 있으나 방송위원회 등은 행정기관으로 분류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당해 규칙의 적용범위 내지 규범력에 있어서도 특이하기 때문에 이러한 종류의 규칙은 법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헌법하에서는 국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은 물론 양적 확대와 질적 고도화에 따라 입법에 있어서도 사무의 능률적 배분이 요청되어 법률은 대강만을 정하고 세부적 규정은 명령에 위임하는 일이 많아 명령의 법원(法源)으로서의 중요성이 점점 더해가고 있다. 이와 별도로 법률에 의하여 입법권의 위임에 의하지 아니하고 정립되는 것이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상위의 법령을 집행하기 위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이거나 명령권자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로 하는 사항을 규정하는 것으로 집행명령이라고 불리운다. 이러한 위임명령·집행명령의 존재도 선험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헌법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인정된 것이다. 헌법 제75조에서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법률에서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함은 위임명령을 인정한다는 것이고 『법률을 집행하기 위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함은 집행명령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또한 헌법 제95조에서는 국무총리와 각부장관에게도 위임명령권과 집행명령권을 인정하고 있다(헌법상으로는 총리령·부령의 경우 집행명령에 대하여서는 『직권으로』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가) 위임명령의 한계
① 입법권 위임의 범위
위임명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만을 정할 수 있으며, 따라서 수권법률(授權法律)에서는 위임이 구체적이고, 그 범위가 객관적으로 한정되어야 하며 위임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정하여서는 아니된다. 만약 포괄적·추상적으로 정한다면 그것은 백지위임이 되며, 헌법 제37조제2항에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하도록 한 법치주의의 원칙이 유명무실하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위임과 『포괄적』인 위임의 구별은 상대적이어서 양자의 한계선을 긋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시대의 변천에 따른 행정현상의 복잡다기화는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의 뜻을 점차 너그럽게 해석하도록 촉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행 실정법상으로도 실제상 구체적 범위를 정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위임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행하여지고 있으며, 구 양곡관리법에 관한 판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69도1094 1971.(1.26대판)) 판례상으로 그러한 광범위한 위임이 지지되고 있는 실정이라 하겠다.
[판 례]
명령에 일정한 사항을 위임한 법률이 명령으로 정할 사항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고 있는지』는 당해 법률전체규정을 검토하여 정하여야 한다는 판례
[사실개요]
구 양곡관리법 제17조는 『정부는 양곡관리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각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양곡매매업자……에게 필요한 사항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동법 제23조는 양곡매매업자 등이 이 명령에 위반할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어, 피고인은 그 명령위반죄로 기소되었는바, 피고인은 동법 제17조는 『양곡관리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라는 막연한 요건만 정하여 각령(대통령령)에 처벌요건이 되는 행위를 정할 수 있게 위임한 것은 헌법 제74조에 위반되고 또한 벌형법정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10조제1항에 위반된다고 한다.
[판례요지]
양곡관리법 제1조는 동법은 국민식량의 확보와 국민경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양곡을 관리할 목적으로 제정한 법으로서, 동법의 내용이 되는 사항으로는 양곡의 수급조절과 적정가격을 유지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바이니, 제17조는 동규정에 의한 대통령령(閣令)은 양곡의 수급조절과 적정가격을 유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하며, 매매업자……에 대한 명령이라야 할 것이고, 정부가 양곡관리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 한하여 발할 수 있는 것이라고 풀이하여야 할 것이므로 헌법 제74조나 제10조제1항에 위배되지 않는다(69도1094(1971.1.26 大判)).
그리고 국회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는 사항(예컨대 조세의 종목과 세율에 관한 사항, 국적취득 등)은 위임할 수 없다(다음 호에 소개될『3. 법형식별 소관사항』중 입법사항에 관한 설명 참조). 위임방식에 관한 문제는 법제실무상 상당히 중요하지만 여기에 관한 입법심사기준이 확립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음 관광진흥법에 나타난 위임관련조항의 표현방식을 중심으로 입법실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 관광진흥법
제3조 (관광사업의 종류) ①관광사업의 종류는 다음 각호와 같다.
1. 여행업 : 여행자를 위하여 운동시설, 숙박시설 기타 여행에 부수되는 시설의 이용의 알선 기타 여행의 편의를 제공하는 업
2. ∼4. (생략)
5. 관광편의시설업 : 제1호 내지 제4호의 규정에 의한 관광사업외에 관광진흥에 이바지 할 수 있다고 인정 되는 사업이나 시설로서 교통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지정된 업
② 제1항제1호 내지 제4호의 규정에 의한 관광사업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를 세분할 수 있다.
제4조 (등록) ①관광사업을 경영하고자 하는 자(제3조제1항제5호를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는 교통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교통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등록사항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도 또한 같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등록사항의 변경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③(생략)
④대통령령이 정하는 관광사업을 경영하고자 하는 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등록을 하기 전에 당해 사업에 대한 사업계획을 작성하여 교통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이하 생략)
⑤·⑥(생략)
제5조 (등록기준) 관광사업의 등록기준은 교통부령으로 정한다.
제7조 (다른 법률과의 관계) ①(본문생략)
1. (생략)
2. 식품위생법에 의한 식품접객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영업의 허가 또는 신고
3. ∼10. (생략)
②(생략)
제8조 (관광숙박업등의 등록심의위원회)
①·②(생략)
③위원회의 기능·구성 및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9조 (관광숙박업의 등급) ①(생략)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관광숙박업의 등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위에서 제4조제1항단서·제4항, 제7조제1항제2호의 경우는 위임의 범위가 비교적 명확하게 나타나 있다. 반면 제8조제3항, 제9조제2항의 경우는 『……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위임하고 있어 위임의 범위가 불명확하고 상당히 포괄적이다(위원회의 기능·구성·운영에 관한 사항은 수많은 위원회 설치법규의 입법에 의하여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나 있기 때문에 실무상 큰 문제가 없으나 관광숙박업의 등급처럼 생소한 경우는 위임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애매하다).
제5조의 경우 관광사업의 등록에 관한 핵심적 사항을 교통부령으로 위임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등록기준은 우선 그 분량이 많고 전문적·기술적 사항으로서 자주 바뀔 소지가 있기 때문에 법률에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위임으로 처리한 또 한가지 이유는 인·허가업무의 연혁과 관련이 있다. 등록도 완화된 인허가업무의 일종인데 종전에는 인·허가기준을 세부적으로 정하지 아니하여 포괄적인 재량을 인정하였다(예컨대, 『○○을 하고자 하는 자는 ○○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을 한 자는 벌금 ○○에 처한다』라는 간단한 규정만 둔 입법례도 있었다). 그후 이와같은 광범위한 재량은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고 하여 법령에서 인·허가기준을 정하게 되었는데 법률에서 일일이 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여 하위법령에 위임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제3조제1항제5호, 제4조제1항 등에 규정된 『교통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라는 표현은 대개 절차에 관한 사항을 위임한 것으로 이해되어져야 하나 실제에 있어서는 포괄적 위임으로 오해하여 입법사항까지를 하위법령에서 정하고자 하여 마찰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한편 절차에 관한 사항은 단순한 집행에 관한 사항이라고 볼 수도 있고 집행명령은 특별한 위임이 없더라고 헌법조문에 근거하여 하위법령에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다면 굳이 개별조문에서 『○○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라는 위임근거를 둔 것은 절차가 아닌 실체적인 내용의 위임근거라는 주장도 가능하다. 따라서 『○○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하여야 한다』라는 표현보다는『△△의 절차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령으로 정한다』라는 표현이 오히려 낫다고 본다.
② 위임입법권의 포괄 재위임 금지
법률에서 위임된 사항의 중요 부분을 정한 다음 그에 관련된 세부적인 사항을 다시 하위법령에 재위임하는 것은 가능하다 할 것이나 가급적 재위임하는 방식을 피하고 입법시에 그 내용에 따른 소관사항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에 위임할 것인가 아니면 총리령이나 부령에 위임할 것인가를 분명히 정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3. 법형식별 소관사항』참조).
(나) 집행명령의 한계
집행명령은 위임명령과는 달리 법률 또는 상위법령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는 것이므로 상위법령의 집행에 필요한 구체적인 절차·방법 등을 규정할 수 있음에 그친다. 따라서 집행명령으로서 새로운 입법사항을 정하는 것은 집행명령의 한계를 일탈하는 것이다.
한편 많은 법률에서 제○○조(시행령)『이 법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는 조문을 두는 사례가 많은 바, 헌법 제75조에서『대통령은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 점에 비추어 이 조항은 둘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법의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반드시 대통령령에 정할 것은 아니며 오히려 총리령·부령에서 정하게 될 경우가 더 많을 것이고(수많은 서식, 별표등) 헌법 제95조에서 『국무총리 또는 행정각부의 장은 소관사무에 관하여 ……직권으로 총리령 또는 부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하여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위와같은 시행령 조항은 두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법제처 법령입안심사기준에서는 시행령 규정의 위치를 보칙장의 맨끝 또는 그 법의 맨 끝에 두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시행령 조항은 두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에 그와 같은 기준도 필요없다고 보아야 한다).
(4) 행정규칙
행정규칙을 법령으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① 행정규칙이 법규명령(법률·위임명령·집행명령)과 성질을 달리하지는 하나 일반적·추상적 규범으로 행정사무처리의 기준이 되므로 법원(法源)이 된다는 견해와 ② 일반적·추상적 규범이라는 점에서 법규와 같으나 법규의 성질을 갖추지 못한 일종의 행정행위로 보아 법령으로서의 효력을 부정하는 견해가 대립되고 있다.
종래의 통설은 행정규칙의 법규성을 부인하는 것이나 이에 대하여 법규성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법제실무에 있어서는 행정규칙도 행정사무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법제실무에 포함되는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런 입장에서 법제처에서는 각 부처의 행정규칙(예규·훈련등)에 대하여도 법령과 같은 관점에서 심사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관하여서는 별도로 설명하기로 한다.
(가) 행정규칙의 의의
행정규칙은 행정명령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행정권에 의하여 정립되는 일반적인 명령으로서 특별권력관계의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지며 대국민관계에 있어서는 법규의 성질을 가지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
(나) 행정규칙의 근거
법령의 특별한 수권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며, 행정권의 당연한 권능으로 제정할 수 있다.
(다) 행정규칙의 성질
① 행정규칙의 한계
행정규칙이 행정권에 기하여 당연히 정립될 수 있는 것이고, 법규의 성질을 갖는 것도 아니라고 하여 아무런 제한없이 정립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다음과 같은 한계는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행정규칙은 법규에 위반되어서는 아니된다.
㉯ 행정규칙은 상급 행정청의 행정규칙에 위반되어서는 아니된다.
㉰ 행정규칙은 공법상 특별권력 관계내에서 그 효력이 인정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특별권력관계내에서도 필요 이상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는 것은 그 한계를 벗어날 위험이 많으므로 가급적 피해야 한다.
㉱ 행정규칙은 그 내용이 적법한 것이라 하더라도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거나 불확정적인 것이어서는 아니된다.
② 법규명령과의 차이
행정규칙을 위반한 행정행위라 하더라도 법규명령의 경우와는 달리 행정행위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즉 위법을 이유로 하는 행정행위의 취소나 무효를 주장할 수 없으며,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없다.
③ 법규명령의 형식을 지닌 사실상의 행정규칙의 성질
학설상 견해의 대립이 있기는 하나 제정절차와 형식에 있어 법규명령으로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법제실무와 집행에 있어서 법규명령으로 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여기에 관하여서는 행정처분기준에 관한 법원판례의 비판을 중심으로 뒤에 상술하기로 한다).
[판 례]
교통부령을 행정규칙의 하나로 본 판례-『자동차운수사업법제31조등의규정에의한사업면허의취소처분등의처분에관한규칙』 (1982.7.31. 교통부령 제724호)은 부령의 형식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교통부장관이 관계행정기관 및 직원에 대하여 그 직무권한행사의 지침을 정하여 주기 위하여 발한 행정조직 내부에 있어서의 행정명령의 성질을 가진 것이라 할것이다(83누551(1984.2.28 大判)).
④ 개별적·구체적 하명과의 구별
행정규칙은 불특정한 사항에 대한 일반적·추상적 명령이라는 점에서 특정사항에 대한 개별적·구체적 명령인 하명과는 구별된다.
(라) 행정규칙의 종류
행정규칙은 그 내용에 따라 조직규칙(예:사무분장규칙, 위임전결규정 등), 근무규칙(예 : 복무규정, 민원사무처리규정 등) 및 공공시설규칙(예:국립학교의 학칙, 시립도서관관람규칙 등)으로 나눌 수도 있으나 여기서는 형식에 따라 구분하여 설명하기로 한다.
① 훈령
훈령은 상급기관이 하급기관에 대하여 상당한 장기간에 걸쳐 그 권한의 행사를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하기 위하여 발하는 명령으로서 법령과 같이 조문형식으로 작성하고, 누년 일련번호를 사용한다(사무관리규정시행규칙 제3조제2호 가목).
② 지시
지시란 상급기관이 직권 또는 하급기관의 문의에 의하여 하급기관에 개별적·구체적으로 발하는 명령으로서 시행문 형식으로 작성하고, 분류기호 및 연도별 일련번호를 사용한다(사무관리규정시행규칙 제3조제2호 나목).
③ 일일명령
일일명령이란 당직·출장·특근·휴가 등의 일일업무에 관한 명령으로서 시행문 형식 또는 회보형식으로 작성하고, 연도별 일련번호를 사용한다(사무관리규정시행규칙 제3조제2호 라목).
④ 예규
예규란 행정사무의 통일을 기하기 위하여 반복적 행정사무의 처리기준을 제시하는 법규문서외의 문서를 말한다. 예규는 조문 형식 또는 시행문 형식으로 작성하고, 누년 일련번호를 사용한다(사무관리규정시행규칙 제3조제2호 다목).
(마) 법규명령의 성질을 가진 행정규칙
행정규칙은 보통 법률 또는 법규명령의 집행을 위하여 제정하는 규칙(집행규칙)으로서 법률 또는 법규명령의 집행적 성질을 가지는 것(법률 또는 법규명령을 실현하기 위한 사무의 분배, 집행의 절차·방법 등을 규정하는 것)이 원칙인데, 행정규칙 특히 고시중에는 그 근거가 되는 법령의 규정과 결합한 결과로 법규의 내용을 보충하는 성질을 갖는 것이 있다(현재까지는 고시 이외의 형식을 취하는 행정규칙 중에는 법규적 성질의 것이 많지 않다). 예컨대 물가안정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조에 근거한 주무부장관의 긴급물품등의 최고가격고시는 실질적 법규의 보충적 성질을 가진다.
즉, 매매업자 등은 고시에 따라야 하며 위반한 때에는 여러 가지 법적 불이익을 받게 된다.
※ 고시의 성질 : 고시에는 여러 가지 성질의 것이 있다.
(1) 일반처분의 성질을 가진 고시 :
원칙적으로 불특정다수인의 권리의무를 권력적으로 정하는 일반처분이다. 국토건설종합계획법에 의한 특정지역지정의 대통령고시, 국토이용관리법에 의한 기준지가고시, 도로법에 의한 도로구역결정의 고시등이다.
(2) 법규명령의 성질을 가진 고시
(3) 행정법규의 성질을 가진 고시
(4) 준법률행위적 행정행위(통지)인 고시 : 예컨대 토지수용법에 의한 사업인정의 고시등인 바, 이는 기업자에게 사업인정이 행하여졌다는 객관적 사실의 공고이다.
(5) 사업행위로서의 고시 : 예컨대 정부에서 유류정책을 어떻게 결정하였음을 고시한 것과 같은 것으로 고시가 어떤 법적 효과가 관계가 없는 경우이다.
현행법상 이러한 성질을 가지는 고시로는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제15조에 근거한 불공정거래행위지정고시, 대외무역법 제18조에 근거한 물품수출입공고, 부당이득세법 제12조에 근거한 기준지가고시 등이 있다.
여하튼 이러한 행정규칙은 법률 또는 법규명령의 구체적·개별적인 위임에 따라 법규를 보충하는 기능을 가지며, 대국민적효력, 즉 대외적 효력을 가지므로 법규명령의 일종이라 할 것이며, 따라서 구체적·개별적 수권없이 정립하는 행정규칙은 아니므로 행정규칙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이와 같이 법규를 보충하는 고시 등은 법규명령의 일종으로 보아야 하는 바, 법률에서 이와 같은 법규를 고시 등 행정규칙에서 정하도록 위임하는 것이 우리 헌법상 가능한지가 다루어지고 있다. 우리 헌법은 법규명령의 형식으로 대통령령·총리령·부령만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것은 한정적·열거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헌법해석상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으나, 헌법이 인정하고 있는 법규명령의 형식은 예시적인 것이라 할 것이며, 따라서 고시 등으로 법규를 정하도록 위임하는것도 가능하다 할 것이다. 위에서 본 우리판례도 법규를 내용으로 하는 행정규칙은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갖는다고 하여 간접적으로 이러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고시 등은 법규명령과 같이 관보에 게재하여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판 례]
국세청장의 훈령인 『재산제세사무처리규정』을 법규로 본 판례-『그와 같은 행정규칙……은 위에서 본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으로서가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규정의 효력에 의하여 그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와 같은 행정규칙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그것들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갖게 된다』(86누484(1987.9.29 大判).
(5) 국제조약 및 국제법규
(가) 의의
국제조약은 그 명칭의 여하를 불문하고, 국가간의 문서에 의한 합의를 말하며, 국제법규란 우리나라가 체약국이 아닌 조약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그 규범력이 인정된 것(예 : 국제연합헌장 등) 및 국제관습법(예 : 외교관의 특권과 면책에 관한 관습법 등)을 말한다.
(나) 행정법으로서의 법원성
헌법상 절차에 따라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으로 수용되고 있으므로(헌법 제6조제1항), 국내 행정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는 것은 당연히 행정법의 법원이 된다(국제법 이론에서는 조약을 자기집행적 조약과 비자기집행적 조약으로 구분하고 전자는 국내법제로의 수용절차 없이 조약 자체만으로 효력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제실무에 있어서 이 원칙에 입각하여 명문으로 규정한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우편법 제11조제1항에서는 『우편에 관하여 조약에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규정에 의한다』라는 명문의 규정으로 국제조약이 행정법의 법원이 되는 것을 밝히고 있다.
(다) 효력
국내법과 조약 등의 내용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양자의 효력관계가 문제된다. 이에 대하여는 ① 두개의 법을 전혀 별개의 법체계로 보는 이원론과 ② 하나의 법체계로 보는 일원론이 대립되고, 일원론은 다시 ① 국제법 우위설과 ② 국내법 우위설로 나누어진다.
우리 학설은 일원론에 서되, 그 주장은 구구한 바, 국제조약 등은 헌법보다는 하위에 있으며, 그 내용에 따라 법률 또는 명령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
통설에 따르면 법률 또는 명령의 내용과 충돌할 때에는 『특별법 우선의 원칙』이나 『후법 우선의 원칙』에 의하여 그 효력의 우열을 정하여야 한다. 정부의 실무상의 입장도 이와 같은 견해에 입각하고 있다.
예컨대, 한미우호통상항해조약 제7조 및 제8조와 종전의 신문통신등의등록에관한법률 제5조 및 제7조가 충돌된 적이 있었는데, 위 조약의 조항이 특별법이라는 이유로 조약을 우선시킨 일이 있다(1966.2.18, 외무부의 질의에 대한 법제처 회시). 다만, 명문으로 조약을 우선시키고 있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위 우편법 제11조등).
(6) 자치법규
지방자치단체 또는 그 기관이 법령의 범위안에서 제정하는 자치에 관한 규정(헌법 제117조제1항)을 말하며 지방의회가 제정하는 조례와 집행기관이 제정하는 규칙(교육에 관하여는 교육규칙)이 있다.
조례로는 자치사무와 단체위임사무에 관하여 정할 수 있고, 규칙으로는 기관위임사무에 관하여도 정할 수 있다. 다만, 주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규정함에 있어서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지방자치법 제7조단서).
자치법규에 관하여는 뒤에서 별도로 상술하기로 한다.
(제2국 법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