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헤이트스피치 규제에 관한 연구
- 구분법제논단(저자 : 류지성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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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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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135
- 담당 부서
대변인실
본 연구는 최근 일본에서 헤이트스피치의 규제에 관한 논의를 담았다. 헤이트스피치와 관련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상대방을 특정하지 않고 불특정다수 혹은 특정집단을 겨냥해 그의 정체성을 비판하고 공격하는 표현행위에 대하여 과연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는 기존의 명예훼손죄나 모욕죄의 법리로서는 규제할 수 없는 표현행위에 관하여 새로운 입법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닿아있다. 또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가능한 최대한의 표현행위를 보장하는 문제와도 언제나 조화관계를 모색해야만 하는 과제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난해한 문제이다. 이는 양쪽의 가치 중 어느 쪽을 우선할 것인가 하는 정책적 결단이기도 하다.
표현의 자유에 관해 가장 발달된 미국과 법치국가로서의 모범으로 꼽히는 독일을 비교법적으로 보자면 양국은 서로 반대방향의 입법정책을 취한다고 할 수 있는데 미국은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입장이고 독일은 역사적 경험에 따라 헤이트스피치를 강력히 규제하는 입장이다. 이를 관찰하면서 과연 우리의 입장은 어디에 있는 것이고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도 헤이트스피치를 새롭게 규제하려고 하는 시도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최근 일본에서 주목할 만한 조례가 제정되고 있어 그 내용을 소개하였다. 물론 우리의 헤이트스피치 양상과 일본의 헤이트스피치 양상은 사뭇 다른 면을 가지고는 있다. 그러나 일본의 헤이트스피치가 재일코리안에 대한 공격을 주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과 그러한 공격에 대한 규제가 국제사회의 영향을 받아 일본 내에서 스스로 일어났다는 점 그리고 입법권이나 행정권이 아닌 사법권이 판결로써 인종차별철폐조약을 반영하여 헤이트스피치에 사실상 규제가 되는 판결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하여 최근 오사카시에서 헤이트스피치를 규제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동 조례가 담고 있는 내용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헤이트스피치를 효율적으로 규제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고 시민전체가 헤이트스피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연대하여 노력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물론 동 조례가 가진 많은 한계와 문제점도 있지만 일본의 변화를 바라보는 것은 우리의 나아갈 방향을 설정함에 있어서 그리고 우리 동포의 삶의 질과 관련하여 참고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 주제어 : 표현의 자유, 헤이트스피치, 혐오표현, 혐한 시위, 오사카시의 헤이트스피치규제조례